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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산 다행히 쪼개져 빗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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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바다의 외딴섬인 사우스조지아섬에서 떼죽음 위기에 놓여 있던 펭귄과 바다표범들이 ‘구사일생’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섬을 향해 맹렬하게 돌진하던 거대 빙산 ‘A68’이 최근 여러 개로 쪼개졌고, 정면충돌도 일단 피했기 때문이다.

 

과학계는 수일 안에 사우스조지아섬 야생동물의 운명을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주 영국 매체 가디언은 해양과학계의 분석을 인용해 영국령 사우스조지아섬을 향하던 거대 빙산 A68이 최근 64%정도로 잇따라 조각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17년 7월 남극에서 떨어져 나온 A68은 세계 최대 빙산으로, 바다에서 부유하다 지난해 하반기 사우스조지아섬과 충돌이 예상되는 경로에 들어섰다.

 

그러다 지난달 하순 들어 빙산이 쪼개지더니 같은 달 22일까지 모두 4개로 분리됐다. 쪼개진 빙산들은 크게 흩어지지 않고 대체로 모여 있지만, 전체 면적은 줄었다. 지난해 4월 기준 빙산의 면적은 제주도의 2.8배에 이르는 5100㎢에 달했지만 현재는 이보다 30%가 작아졌다.

 

빙산이 정말 사우스조지아섬에 부딪칠지도 이젠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당초 A68 빙산은 지난달 10일 사우스조지아섬 150㎞까지 접근하면서 새해가 오기 전 충돌할 거라는 예측이 많았다. 하지만 지난달 하순부터 방향을 살짝 바꿔 지금은 섬 주변을 배회하고 있다. 섬 근처의 조류 때문에 일단 정면충돌은 모면한 것이다.

 

우선 ESA가 해빙(海氷)과 빙상의 얼음 두께 변화를 관측하기 위해 띄운 위성인 '크라이오샛'(CryoSat)이 빙산 분리 12개월 전에 측정한 자료를 활용해 A-68이 애초 평균 232m, 최대 285m의 얼음 두께를 가졌던 것을 확인했다. A-68이 바다에 떠다니기 시작한 뒤에는 전천후 영상 레이더 위성인 '코페르니쿠스 센티널-1호'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이미지 기록 위성인 '모디스'(MODS)가 포착한 자료를 이용했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빙산의 크기가 5천664㎢에서 현재는 2천606㎢로 줄어든 과정을 추적했다. 작은 빙산들이 본체에서 떨어져 나가면서 크기가 줄었으며, 일부는 아직 주변을 떠다니고 있다. 여기에다 2018년 9월부터 가동된 NASA의 '아이스샛(ICESat)-2'의 자료까지 활용해 빙산의 현재 두께를 측정했다.

 

연구진은 A-68A 빙산에서 밑바닥이 가장 깊은 곳이 206m에 달해 수십킬로미터에 걸쳐 얕은 바다에 둘러싸인 사우스조지아섬에 근접할 가능성은 작지만, 지난 21일 A-68A에서 떨어져나온 두 개의 작은 빙산은 밑바닥 깊이가 50m가 안 돼 이 섬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과학계는 빙산이 사우스조지아섬 해안을 덮쳤을 때 일어날 가장 큰 문제로 섬에 사는 펭귄과 바다표범이 먹이를 잡기 위해 이동하던 경로가 막히게 된다는 점을 지목한다. 제라인트 타링 영국 남극협회 생태학자는 지난주 미국 과학매체 라이브사이언스를 통해 “물고기를 찾으려고 걷는 거리는 상당히 중요하다”며 “먼 우회로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면 제때 먹이를 공급받지 못한 새끼들이 죽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빙산의 기세가 꺾인 덕에 섬에 사는 야생동물들이 목숨을 건질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영국 과학계는 수일 안에 빙산의 최종 경로를 알아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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